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낙엽을 태우며

늘물 남윤성 news@vanchosun.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

   

최종수정 : 2014-11-15 10:27

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/시
푸르던 날들, 꽃 피던 날들

그리 길지 않았다.

 

되돌아 보면 70 여 성상

영롱히 반짝이다 스러지는

아침 이슬 같았다.

 

봄이 가고 , 여름이 가고

저문 이 가을

몇몇 색색 가지 잎새들로

떨어져 내리는,

 

헛헛한 생애의 허리춤으로

시린 하늬 머플러 휘감아 돌고.....,

 

아름 답던 날들

한 자 한 자 은(銀)자로 재며 왔던 길,

 

이 가을 쉬 잠 못 이루는 침상,

밤 내 고독의 언어로 바스락 거리는

곱사등이 누애 잠 자리.


지난 날의 회억들로 밤새 뒤척이는

저 고엽들의 진혼을 위해

영결의 불을 붙인다.

 

타닥 타닥 타닥........,모든 미련 ,회한

타닥 타닥 타닥...........,

 

뽀얀 저 연기의 배가본드 혼령되어

멀리 떠나고 있다.

 

빈손 보다 더 가벼이, 별리의 헹커칩

멀리 멀리 영원 향해

 

나풀 나풀 나비 되어

날아 가고 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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늘물 남윤성